머리말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고등 정신 기능을 만들어내는 ‘뇌’에 있다. 뇌는 복잡성으로 인해 작은 우주라고도 한다. 많은 석학들이 이구동성으로 미래는 뇌를 연구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 한다. 뇌가 없으면 인간은 물론 문화와 사회도 없다. 우리의 뇌의 무게는 대략 1.5kg으로 크기로는 신체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신체 기관 가운데 에너지 소모가 가장 많으며 구조적으로도 가장 복잡하다. 뇌에는 1천억 개의 뉴런들과 1조 개의 교세포들이 질서정연하게 들어 차 있으며, 뉴런 하나는 수만 개 뉴런들과 시냅스 연결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뇌에는 천문학적 수인 1천조 개에 이르는 시냅스, 즉 뉴런 간의 연결고리들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복잡하면서도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는 1천억 개의 뉴런들은 때로는 단순한 일(강의실을 찾아가는 것 같은)과 때로는 대단한 일(새로운 이론을 창안하는 것 같은)을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시냅스의 형태는 학습과 환경 영향에 의해 수시로 변하므로 우리의 뇌는 수시로 변한다. 시냅스의 구조적 기능적 차이는 개인별로 유일한 자아와 개성을 만들어낸다.
뇌 연구를 통해 우리를 절망시키는 치유 불가능한 뇌 신경질환을 해결할 실마리가 제공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본질에 대한 이해도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뇌 연구는 생물학과 의학 및 공학 등의 범주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치경제학, 윤리학, 종교, 문화 등 인간생활이 미치는 모든 영역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최근 뇌과학이 급속히 성장하게 된 데는 분자 수준에서 연구가 가능하게 된 현대생물학의 발전과 살아있는 뇌의 인지 기능을 연구할 수 있는 기능성 핵자기공명영상(fMRI) 등 뇌 영상기술의 발달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뇌과학 또는 넓은 의미의 신경과학에 거는 기대도 더욱 커지고 있다. 아울러 뇌 연구에 대한 관심은 신경과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증폭되고 있다. 이 책은 신경과학에 대한 일반적인 입문서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교과서로 정평이 나 있다. 최신 연구 결과를 충실히 전달하는 가운데 흥미진진한 내용 전개와 아름다운 삽화는 이 교과서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자리잡게 해 준 핵심요소이다. 대학생 또는 그와 비슷한 지적 수준의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씌어져 있다.
이 책을 번역할 수 있게 된 데는 대학 강의를 담당하는 많은 교수들이 참여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 크다. 따라서 강의실에서 현장감이 있는 내용 전달에 노력하였으며, 앞으로 신경과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을 위하여 용어 선택에도 연구 현장 및 전문 학회의 현황을 많이 반영하였다. 통일되지 않은 용어들이 있을 때는 가급적 병기하려 노력하였다. 특히 이원택 교수가 용어정리에 도움을 많이 주셨다. 이 교과서만으로는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뇌의 비밀이 무수하게 많이 남겨져 있다. 예를 들어, 의식과 상상력 등 고등한 인간 정신 능력이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하며 궁극적으로 뇌의 활동에 의하여 마음이 어떻게 생성되는가 등은 아직도 풀어야 할 인류의 숙제이다. 바라건대 이 교과서를 통해 신경과학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한 미래의 신경과학자들이 이런 미지의 뇌의 비밀을 풀어 나가는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역자----
대표 옮긴이 강봉균(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뇌인지과학과)
감경윤(인제대학교 보건의료융합대학 작업치료학과) 권오주(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김경태(포항공과대학교 시스템생명공학부 생명과학과) 김선정(동국대학교 바이오시스템대학 생명과학과) 김인범(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김종남(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민철기(아주대학교 자연과학부 생명과학과) 박병운(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뇌과학과) 박수철(숙명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박중진(고려대학교 의과대학교 생리학교실) 백자현(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서민아(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서정석(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및 충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성기욱(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신기순(경희대학교 이과대학 생물학과) 윤봉준(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이승희(한국과학기술원 (KAIST) 생명과학기술대학 생명과학과) 이용석(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이원택(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전창진(경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정 용(한국과학기술원 (KAIST) 생명과학기술대학 생명과학과) 정설희(인제대학교 뇌과학기술연구소(전) 정연두(서울시립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 조근호(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사업과) (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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