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우리 인간의 평균 수명은 30∼40세 정도였으나, 100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배 이상으로 늘어 80세 이상의 인생을 즐기 게 되었으니, 우리 사회에서 이제 그만큼 고령 인구가 비례적으로 많아 졌음을 알 수가 있다. 이들 태반이 노인백내장으로 치료를 받고 있거나 아니면 이미 수술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백내장은 안과 수술계의 질환 중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비중이 큰 눈수술에 속한다. 백내장수술 이 없는 안과학은 있을 수 없으며, 안과학 수술의 역사는 바로 백내장 의 역사에서 시작된다고도 말한다.
백내장수술의 발달과정을 돌이켜보면 의과학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발달 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내가 의대를 졸업하던 1960년대에만 해도 처음 도입 사용하는 수술용 현 미경하에서 낭내백내장적출술을 한참 하였는데, 당시는 ICCE용의 Arruga forceps으로 수정체전낭의 가장 두터운 부분인 모양체소대 zonule of Zinn가 붙어 있는 전낭 적도부 근처 부위를 잡고 터지지 않도 록 조심하면서 밖으로 적출해야 했고, 그 후에는 -40℃의 냉동적출기를 사용하였다. 그 당시는 제일 가늘다고 하는 6-0 검은 실크를 ‘그리스- 하바’ 바늘구멍에 넣어 170도의 커다란 각막절개창을 여러 바늘 봉합 을 했으며, 그 후 atraumatic needle이라는 소위 바늘에 실이 붙은 봉합 사가 처음 출시되었다. 수술 후에는 양쪽 귀 머리에 모래주머니로써 머 리를 좌우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고정하였으며, 고통스러운 입원기간을 1 주일 보내야 했다. 그러고도 당시는 인공수정체가 없었던 관계로, 무수 정체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수 없는 고령의 환자들에게는 부득이 +10 디옵터의 고굴절 안경을 착용토록 했으니, 양안 백내장 수술을 했을 때 에는 어른거리고, 25%나 상이 크게 보임으로써 무척 불편했지만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한눈만 수술했을 때에는 교정안경의 굴절 차이 가 타안에 비하여 상(像)이 1/4 이상 커져서 도저히 안경 사용이 불가능 했다. 백내장수술이 아무리 잘 되었어도 안경 착용의 재활이 나빴으므 로 환자들에게 백내장수술은 그리 인기가 없었으며, 안과의도 지금과는 달리 인기가 없었다. 그 당시는 백내장전적출을 위해서 모양체소대를 용 해하는 단백효소제인 알파-카이모트립신을 적출 전에 사용하기도 했다. 그 후 1970년대가 되면서 수정체유화술과 함께 인공수정체 삽입이 알려 졌고, 한국에서는 조금 늦게 1970년대 말부터는 점차 이들에 관심을 갖 기 시작하였고, 점탄물질 ‘힐론’의 사용으로 급속히 후방인공수정체 삽입의 시대가 드디어 열리게 되었다. 1980년 말에 들어오면서는 점안마 취하에서의 소절개법과 무봉합법이 수술의의 관심을 끌게 되었으며, 이 때문에 결국 오늘과 같은 여러 재료의 접힘 후방인공수정체가 개발되게 되었다.
돌이켜볼 때, 백내장의 연구와 수술 기술은 상상을 초월하여 발전하였으 며, 앞으로 새천년 21세기에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의 새로운 발전이 기 대된다. 그 동안 안과의 주축인 백내장에 대한 우리말 참고서적이 없었 던 차에 42년간 근무한 가톨릭대학교에서 마침 교수 정년을 맞게 되는 것을 계기로 나의 전문분야인 백내장의 모든 것을 엮어 한 권의 책자로 출판하기로 안과학교실에서 결정됨에 따라, 만 2년 반의 긴 편집기간을 거쳐 오늘에야 햇빛을 보게 되었다. 초판이라 부족한 부분은 2판, 3판 을 거듭하면서 보완해 나갈 것이며, 다소나마 21세기를 맞는 안과학의 새로운 기운과 방향의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 힘을 실어 주신 전 주임교수 허원 박사님과 현 주 임교수 백남호 박사님에게 먼저 감사드리며, 또 이 책을 위하여 귀한 옥 고를 집필해 주신 각 대학의 백내장 전문교수님을 비롯해 여러 편찬위 원 박사님들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으며, 이 책과 함께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교정과 편집을 도맡아 주 신 가톨릭대학교 안과학교실의 편집총책인 김만수 교수님을 비롯하여 실 무진 스탭 김영훈, 김현승, 서정봉, 이경택, 오정우, 정천석, 최연경 선 생님께도 그 동안의 노고에 크게 감사드린다. 아울러 이 책의 출판을 쾌 히 승낙하시고 『백내장』을 잘 제작 출판해 주신 일조각에도 심심한 사 의를 드린다.
2002년 2월
대표집필 김 재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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