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시간에 따른 생명체의 변화를 총칭합니다. 협의로 볼 때는 한 개체에 국한된 생물학적인 현상이지만, 해당 개체가 소속된 집단, 그리고 자연 및 사회적인 환경과도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는 대단히 복잡하고 신비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인 동시에, 거의 모든 퇴행성 질환들의 발병과 진행에 관련된 가장 중요하고도 공통적인 위험 인자입니다.
노인에서 발생하는 여러 질환들에 대한 진단 및 치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임상의학의 분야를 노인병학(Geriatrics)이라고 합니다. 노화 과정을 다루는 학문 영역은 굉장히 범위가 넓은데, 이를 노화학(Gerontology)이라고 하며, 이 두 가지를 합쳐서 최근에는 Geroscience라고 합니다.
질병의 극복을 위한 의학의 발전은 매우 눈부시지만, 노화와 수명이라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노화에 대해서는 지난 수 세기 동안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세포 수준부터 전체 개체에 이르기까지, 비정상적인 노화는 많은 만성 질환들의 병태생리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노화의 각 과정들에 부분적이라도 개입할 수만 있다면, 수명의 연장 이전이라도, 노화가 중요한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수 많은 질환들의 예방과 치료에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임상적인 측면에서도 노화와 항노화에 대한 연구들에 이제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노인 인구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인 질환들을 위한 노인병학과 함께, 노화라는 과정을 과학적이면서도 임상적인 측면에서 보는 소위 임상노화학(Clinical Gerontology)도 우리나라에서 이제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 한글판 노화학 교과서의 발간을 통해, 노화 및 항노화에 대한 임상의사 선생님들의 과학적인 관심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노인병학 및 노화학 분야의 명저로 알려진 Brocklehurst Geriatric Medicine & Geronotology의 노화학 부분 완역 및 편집을 위해 노력해 주신 여러 교수님들과 대한내분비학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20년 11월
대한내분비학회 노년내분비연구회장/편찬대표 박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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