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원을 따라가다 보면 태초의 첫 생명체는 무엇이며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먼저 다가옵니다. 하지만 원시적인 초기 생명체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생명체들로 발전해 온 과정은 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인 것 같습니다. 생명체가 살아가고 진화해 나가는 기본 원리들을 밝히기 위한 많은 선구자들의 유전학적, 생화학적, 그리고 세포생물학적인 연구 덕분에 우리는 생명현상의 유전과 진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급격한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달은 생명체가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를 밝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유전체 설계도를 교정하여 질병에 대항하려는 시도까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멘델의 유전법칙에서부터 현대 유전체 정보 분석에 이르기까지 유전정보는 많은 생명현상을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지는 생명체 사이에서도 많은 형질차이들이 관찰되면서 유전정보만이 생명현상을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환경에 따라 암수가 바뀌는 물고기나 벌의 경우 유전정보의 변화 없이도 환경의 영향에 따라서 형질전환이 일어나는 좋은 예입니다. 또한 한 사람의 다양한 세포들은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음에도 신경세포, 혈액세포, 뼈세포와 같이 전혀 다른 모양과 기능의 세포로 만들어지는 것도 유전정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유전정보 자체를 변형하지 않고도 각 유전정보에 대한 활용 접근성을 제어함으로써 일어납니다. 유전정보에 대한 접근성 제어는 염색체를 구성하는 DNA와 히스톤 단백질에 대한 다양한 화학적 수식에 의해 일어나며 이러한 현상을 후성유전학적 현상이라 합니다. 본 교재를 통하여 후성유전학의 개념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전통적인 생물학적 개념에서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이 분야의 다양한 문제들을 고찰하고자 하였습니다. 우선 첫째로, 후성유전의 기본 구성 물질은 무엇인지, 둘째로 후성유전이 어떻게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지, 셋째로 후성유전학 연구는 어떻게 하는지, 넷째로 후성유전이 발생 및 질병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모델의 생명체 연구 결과를 정리하였습니다. 이를 통하여 후성유전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생명의 유전과 발생 진화 현상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자(후성유전학 연구회)
집필진 대표 김영준 연세대학교 윤홍덕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집필기획팀 김태수 이화여자대학교 노재석 연세대학교 이정신 강원대학교 이지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집필위원 권소희 연세대학교 김경환 충북대학교 김락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미랑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김미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선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김애리 부산대학교 김영국 전남대학교 김재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정애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김태경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김태수 이화여자대학교 노유선 서울대학교 노재석 연세대학교 노태영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유경현 숙명여자대학교 유정수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윤기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윤홍덕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선민 캠브리지대학교(영국) 이정신 강원대학교 이지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장현철 국립암센터 정인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원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은정 성균관대학교 최무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허진회 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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