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서문
인터넷과 문헌을 통해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의학에 있어서도 하루가 다르게 갖가지 종류의 evidence가 새로이 추가되고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evidence를 확인하기 위해서 우리는 학술지의 종설을 참고로 하기도 하며, 유명한 세미나에 참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상진료에서 수시로 부딪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러한 종설이나 세미나가 시원스럽게 설명해주지는 못합니다. 우리는 하나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환자를 치료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임상환경에서 최선의 근거를 갖고 올바른 치료에 임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의료인의 특권이 아니라 의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개개의 의료인이 evidence를 확인하고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환자 중심의 치료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과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노또 히로시는 일본의 내분비내과 전문의로서 미국에서 임상수련과 전문의로서 활동을 하였으며, EBM을 몸소 실천한 훌륭한 임상의사입니다. 저자는 일상진료에서 흔히 접하는 문제와 논문을 읽을 때 생기는 의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접근하는지 이 책을 통하여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학술 논문과 일상진료와의 접점으로서의 임상 통계학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많은 통계학적 수식도, 통계학적 분석 방법도, 통계프로그램의 사용법도 기술되어 있지 않습니다. 혹자는 이 책이 정말로 임상통계학 서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역자는 이 책이야말로 연구자가 아닌 임상 전문가로서의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들이 그동안 애타게 기다리던 임상통계학 서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의 임상통계(혹은 통계학)서적이 자료를 분석하고 evidence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충실하였다면, 이 책은 그러한 evidence를 일상진료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는지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임상의사들이, 의과대학생들이, 그리고 의료인들이 스스로 evidence를 찾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의료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러한 과정에 조그마한 힘을 보탤 수 있게 되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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