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을 1985년 발간하고 28년 동안 개정을 거듭하여 6판을 발행하게 되었다. 그 동안 임상에서 시행한 검사 결과 해석에 많은 의학도가 이 책을 애용하였으며, 임상병리사, 간호사, 약사, 영양사 등 여러 분야에서 사랑을 받아 귀중한 의견을 보내주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발간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독자들의 따뜻한 성원 덕분이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초판의 편집자, 집필자가 이미 정년 퇴직하고 수십 년이 지나서 교육 현장에서 은퇴하였으며, 의학 교육 환경도 크게 변화되어 판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편집자가 참여하여 책의 구성이나 내용이 시대에 뒤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책의 부피를 유지하기 위해 중복된 내용을 정리하였고 중요한 최신 지식이 수록되도록 노력했다. 초판에서부터 일관하여, 임상에서 널리 사용하는 검사 항목을 중점적으로 채택했고, 환자에게 부담이 적은 검사를 중요시하여, 그 결과를 진료에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지식과 생각의 제공을 모토로 해왔으며, 이번에도 그런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사전적 내용을 나열한 다른 교과서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최근 전자 매체에 의한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의학 교육이나 임상 현장에서도 디지털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이 나름대로 의학과 의료의 첨단화에 크게 공헌하고 있으나, medicine은 ‘의학'으로 번역되고 -ology라고 쓰지 않는 것은 어디까지나 science와 art의 적절한 융합으로 성립되며, 아날로그적인 철학적 요소가 오늘날에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medicine을 배우는 의학도나 전공의 그리고 평생 학습을 계속해야 하는 의료인에게 앞으로도 art 부분의 연마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디지털 정보에만 매달리지 말고, 배움의 초기 단계부터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의료 정보의 본질을 파악하여 그 배경을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독자의 활동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다. 많은 독자의 애독과 꾸짖음을 받고 싶다. 역자 서문 환자의 병력을 듣고 진찰하여 머리 속에 잠정적 진단을 내려 검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임상의에게 중요한 시험을 치루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시간만큼이나 긴장이 된다. 예상되는 검사 결과를 보면 만족할 수 있으며, 왜 그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지 자신 있게 환자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기분이 좋고, 환자의 치료 경과도 좋아져서 임상의의 보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았거나,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할 수 없으면 당황스럽고 검사 결과 설명을 기다리는 환자를 만나기 걱정된다. 이렇게 의료 현장에서 검사와 그 결과의 해석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중심을 이루고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른 적절한 검사의 선택에서부터 검사 결과의 정확한 해석은 매우 중요하며, 현대 의학은 의사의 임상적 경험에 의한 추측이 아니라 검사 결과에 의한 엄격한 과학적 논리를 요구하고 있다. 의과대학에서 임상의학을 시작하면, 검사 결과를 보고 이상치를 구분하여 그런 결과가 나온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는 교육을 받는다. 검사 결과를 제대로 해석해야만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있으므로 중요한 임상 학습 과정이다. 의사가 되어 진료를 시작하면서 담당한 환자의 상태를 검사 결과에 의해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면 환자의 경과가 좋아지지 않아 당황하게 되고 고참 의사의 질책이라도 받으면 기분이 나빠진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임상의가 되어서도 환자의 임상 경과에 따라 검사 결과를 해석할 수 없으면 자신감이 없어진다. 이와 같이 임상 검사 결과 해석은 일상 진료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나 이에 대한 체계적 교육은 의과대학에서나 의사가 되고 나서 학습 과정의 모두에서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최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병원정보시스템이 구축되어 임상 검사가 끝나는 대로 진료실의 컴퓨터로 즉시 결과가 보고되는 동시에 검사치의 정상 범위도 같이 보여 주어 이상 소견도 바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상 소견을 해석해서 그 환자의 병태를 알려주는 컴퓨터는 아직 없으며 역시 자신에게 축적된 실력으로 검사 결과를 분석하여 진료에 이용해야 한다. 검사 결과를 해석하기 어려운 경우에 두꺼운 교과서를 찾게 되지만 시원한 해답을 얻을 수 없으며, 시간에 쫓기는 선배 의사의 자세한 설명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컴퓨터에 친근한 의사는 인터넷에 접속하여 지식 사이트를 검색해보지만 나열된 수 많은 정보의 대부분이 일반적 해설에 불과하여 과연 자신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때로 광고성의 잘못된 정보에 실망하게 된다. 이럴 때 어둠 속의 빛처럼 도움이 되어줄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은 초판이 발간되고 30여 년 동안 임상을 시작하는 의학도에게 표준 교과서였으며, 전공의에게 검사 판독의 지침서였고, 많은 임상의에게 좋은 참고서로 인기가 높았다. 꼼꼼히 책을 읽으면 검사 결과 해석의 시각을 넓힐 수 있을 것이며, 환자에서 검사를 시행하고 해당 항목을 찾아보면 복잡한 결과 판독의 길을 찾을 것이다. 바쁜 임상의는 이 책의 그림만 훑어 보아도 결과를 해석하는 안목이 높아질 것이다. 좋은 책을 번역해 줄 기회를 주신 대한의학서적에 감사 드리며, 이 책을 읽는 임상의가 환자에게 더욱 자신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의사가 되기를 바란다. 김 영 설
|